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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과장에서 말뚝이에게 모욕을 당한 양반들이 퇴장하고 수양반만 수심에 잠겨 남아 있는 놀이마당에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영노가 검은 보자기를 쓰고 비비 소리를 내면서 등장한다.
가) 괴상한 영노가 양반을 집적이고 위협하자 양반이 그 정체를 묻는다.
나) 영노는 천상에서 내려와 양반 아흔 아홉 잡아먹고 하나만 더 잡아먹으면 득천한다고 한다.
다) 양반이 양반 아니라고 하여도 영노가 먹는다고 하고, 먹지 못할 것(쇠뭉치, 그림자)을 대어도 먹는다고 위협한다.
라) 양반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네가 무서워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영노가 참 양반이라고 하여서 양반이 조상의 내력을 대고 참 양반이라고 한다.
마) 영노가 ‘그런 양반을 잡아먹어야 등천 한다’고 잡아먹어 버린다.
수영야류의 영노 탈은 다른 지방의 것보다 그 형상이 구체화되어 있다. 말뚝이탈과 비슷하나 동그란 눈이 더 크고 얼굴에 털이 나고 머리에 뿔이 솟아 더 기이하게 보이는 괴면 상을 만들어 쓴다. 그리고 영노는 괴기하고 신비스럽게 느끼도록 검은 보자기를 쓰고 탈을 가리고 나온다.
양반과장에서 모욕을 당하고 양반집이 망했다고 인정한 수양반이 영노과장에서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비굴하게 굴다가 내가 고관대작을 지낸 사대부 집안의 자손으로 참 양반이라고 하지만 영노에게 결국 잡아먹히고 마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양반이 자칭 참 양반이라 하지만 실은 가짜양반이므로 영노가 잡아먹어 버린 것이다. 민중이 사람은 혈통과 가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사람됨, 마음과 행실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른 탈놀음에서는 영노가 양반을 여러모로 괴롭히다가 마지막에는 함께 어울려 춤추며 퇴장하고 대결하는 것으로 끝맺는데, 수영야류에서는 아예 영노가 양반을 잡아먹어버리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 것은 양반 풍자의 극단성을 보여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