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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고사에서 사설(辭說)의 내용은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바다를 다스리는 용왕님에게 바라는 바 소망을 비는 내용이다. 애조를 띠면서 간절히 비는 어조로 부르는 것이 특색이다. 사설에 나티나 있는 주요 사상을 보면, 오방의 용왕을 절대적으로 숭앙하는 용왕숭배(龍王崇拜) 사상이 지배적이다. 용왕의 배려가 없으면 고기도 못 잡고, 재앙을 물리치지 못하며, 만수무강을 가질 수도 없다는 신앙이다. 이 노래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바다의 신인 용왕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불렀던 의례요(儀禮謠)의 한 가지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용왕님 전에 비나이다.
동해바다 용왕님요, 서해바다 용왕님요
남해바다 용왕님요, 북해바다 용왕님요
동해바다에 청색용왕, 서해바다에 백색용왕
남해바다에 적색용왕, 북해바다에 흑색용왕
이골저골은 합수용왕, 오방에는 황색용왕
비나이다 비나이다, 용왕님 전에 비나이다
바다 풍랑 막아주고 바다 재해도 막아주소
동서남북 놀던고기는 우리그물에 들게하소
앞 이물에는 봉기 꽂고 뒷고물에는 만선기 달고
오색 깃발을 높이 달고 귀향하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용왕님 전에 비나이다
잡귀 잡 신 막아주고 삼재살도 막아주고 관재구실도 막아주고
일년 열두달 삼백육십오일 재수소망 있어주고
우리 어부들 만수무강 하시기를 용왕님 전에 비나이다.
용왕고사가 끝나면 제상에 올려 졌던 제물을 내려 선주와 어부들이 둘러앉아 나누어 먹는다.
이는 용왕님께 제사를 올린 음식을 나누어 먹음으로써 용왕님의 축복을 받아먹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